[독자의 눈] 코로나 이길 힘 '밥심'

입력 2021-08-08 17:45   수정 2021-08-09 00:24

우리나라의 전통 식생활 문화는 따뜻한 밥상에서 출발했다. ‘밥상’은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 선대 조상들이 온갖 희생을 치르며 연구개발해 후손에게 물려준 농·축·수산물의 종합예술이다. 기다림의 미학인 문화예술이다.

무엇 하나 넉넉한 것이 없는 자원 빈국에서 다채로운 식자재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삼천리 반도에 자생하는 들나물과 산채, 각종 열매, 더덕과 산삼, 생선, 해조류 등으로 선조들은 세 끼 밥상을 차려냈다.

지난날 명가의 규수들은 12가지 장 담그는 법, 24가지 김치 담그는 법, 36가지 술 담그는 법을 중히 여겼다. 양반가에서는 상차림을 홀수로 5첩·7첩·9첩 반상으로, 대궐에선 짝수로 12첩 수라상 등으로 규범화해 과소비를 막고자 했다. 상차림 하나에도 철학을 담은 것은 현대인들이 새겨야 할 선조의 지혜다. 이런 선조들의 지혜와 노력으로 각종 국제요리 축제에서 한정식이 최우수 웰빙식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한정식을 멀리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귀한 식자재를 이용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차림을 만들 수 있지만,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노력과 정성만으로도 일품 요리상을 차려낼 수 있다. 절망과 기아에 허덕이던 보릿고개 시절, 음식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오늘날은 제철 음식이 따로 없을 정도로 식자재가 넘쳐난다. 그럼에도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하는 주부들이 많은 점은 참 아쉽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하여 밥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고 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농·축·수산물의 종합예술인 밥을 제때 맞춰 먹는 식습관이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도 우리의 ‘밥심’이 있다면 능히 이겨낼 수 있다.

윤인식 < 궁중요리 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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